지식의 창희수의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조선시대에도 과학수사가 있었을까?
충남 삽교고등학교 1학년 원희수 기자  |  ehdlf103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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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4호]
승인 2017.08.03  17: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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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나 드라마, 영화에서 볼 수 있듯 사건발생 현장에는 과학수사팀이 함께한다. 이들은 최첨단 기술로 빠르고 정확하게 사건의 원인과 범인을 찾는 데 큰 역할을 한다. 그럼 기술이 지금과 같이 발전하지 않았던 조선시대에는 어떻게 범죄 사건을 해결했을까?

 

부검을 할 수 없던 시대
조선시대에는 유교적 윤리의식 때문에 시신에 칼을 대어 해부하는 것이 금기시되어 부검제도를 실시하지는 못하였다. 대신, 최소한 두 번에서 세 번까지 다른 사람이 돌아가며 검시(수사 기관이 변사체를 조사하는 일)를 하도록 하여 최대한 공정성을 유지하도록 했다. 부검제도를 실시하지 않는 대신 시신의 상태와 환경, 그리고 주변 정황을 주의 깊게 살피도록 한 것인데, 자세한 조선시대의 검시 방법은 작년에 방영되었던 tvN의 <렛츠古 시간탐험대> 시즌3 2화의 내용을 토대로 알아보도록 하겠다.


 

자살일까, 타살일까. 시체를 살피다
방송된 사례는 실제로 조선후기 전라도 전주군 부서면 일대에서 발생했던 사건을 바탕으로 재구성한 것이다.
 

마을에는 술과 도박으로 세월을 보내는 남편 이 씨와 술을 팔아 생계를 유지했던 아내 장 씨가 살았다. 어느 날 아침 부인은 목을 맨 남편을 발견하게 된다. 옆집에 살던 이웃에게 도움을 요청하였지만 남편은 이미 숨진 상태였다. 이들은 서둘러 신고를 했고 사건 보고를 받은 포도청 종사관과 포졸들이 곧바로 현장에 도착했다.
 

이들은 끈에 목을 매고 죽은 흔적을 찾기 위해 남편 이 씨의 목을 확인하였다. 자액사(自縊死)의 경우 목을 맨 끈에 체중이 실려 힘이 아래 방향으로 작용해 끈 자국이 V자로 남는다. 하지만 이 씨의 경우, 목에는 V자 흉터가 아닌 2줄의 선명한 흉터가 남아있었다. 또, 복부는 청색과 흑색으로 부풀어 올라있었다. 종사관은 더 정확한 검시를 위해 시신의 항문을 열어보라 지시했다. 실제로 사망 당시 항문에 이상이 발생하기 때문에 현대 법의학에서도 항문을 확인한다고 하니 여기에서 조선시대의 법의학에 과학적 근거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게 이 씨의 엉덩이를 확인하자 종사관은 이상 여부를 발견할 수 있었다.
 

타살이라고 생각한 종사관은 은비녀 검시를 실시한다. 은비녀 검시는 조선시대에 독약으로 많이 쓴 ‘비상’을 확인하기 위한 것이다. 비상을 먹고 죽은 사람의 목에 은비녀를 넣으면 비상에 들어있는 ‘황’ 성분과 은이 결합해 비녀가 검게 변하는 원리를 이용한 것이다. 하지만 은비녀는 색이 변하지 않았다.그러자 다음에는 반계법을 사용했다. 반계법은 흰 쌀밥을 시신의 입에 넣었다가 닭에게 먹여 닭이 죽는지 살피는 방법으로, 비상이 아닌 다른 독이 사용되었다고 판단될 때 사용하는 방법이다. 닭은 비틀거리며 쓰러졌고, 이 씨의 부인이 약방 주인과 내통하여 남편이 씨를 독살한 것으로 진실이 드러나며 사건은 마무리되었다.


 

조선 후기 법의학서 『신주무원록』, 『증수무원록』

   
▲ 증수무원록(사진_경찰박물관 홈페이지)

이처럼 조선시대에도 현대 못지않게 과학적인 수사가 이루어졌던 것을 알 수 있다. 이렇게 조선의 관리가 수사에 상당한 지식을 갖출 수 있었던 이유는 수사집이 있었기 때문이다. 조선시대 대표적인 수사집은 『신주무원록』과 『증수무원록』으로 중국 원나라의 『무원록』을 바탕으로 발행한 것이다. 여기에는 위 이야기에 나온 은비녀, 반계법 등의 독살 확인 방법을 비롯해 식초를 이용해 핏자국을 찾아내는 방법도 기록되어 있다고 한다. 범인이 칼에 묻은 피를 닦거나 칼을 오래 방치하면 핏자국이 발견되지 않는데, 여기에 강한 식초를 바르면 자국이 나타난다고 한다.
 

조선시대의 법의학 지식에는 옳은 내용들도 많지만 부정확한 지식들도 있다고 한다. 하지만 ‘원통함이 없도록 하라’는 ‘무원록’에 담긴 의미처럼 엄정히 범죄를 다스리겠다는 조선시대 사람들의 의지와 노력은 충분히 느낄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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