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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 우열반, 너는 어떻게 생각해?
서울 일신여자상업고등학교 2학년 원진이 수습기자  |  wjin241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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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5호]
승인 2017.09.07  11:4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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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열반을 나누다
1학년 때 우리학교는 수학과 영어를 분반하여 수업을 가르쳤다. 성적으로 우열반을 나눈 것인데, 그 전까지는 이런 식으로 반을 나눠서 수업을 받아본 적이 없던 나에게는 굉장히 당혹스러웠던 교육방침이었다. 자신의 점수와 함께 다음 수업부터 이동해야 하는 반이 종이에 적혀 각 반에 붙여졌다. ‘점수가 높은 사람이 ○반이래.’하며 학생들은 우르르 자신의 반으로 이동을 했고, 당시 순간 성적이 떨어졌던 친구가 창피함과 자신에 대한 모멸감이 드는 듯한 표정을 지었던 것은 아직도 잊을 수 없다.


 

장점도 있어
우열반으로 나뉘어 자신의 수준에 맞게 공부를 시킨다……. 과연 좋은 교육방식이 맞는 것일까? 당시 우리학교에서는 상반과 하반 서로에 대해서 어떤 견제, 시기심, 서로를 욕하는 행위 등 부끄러운 행동이 보이지 않았고 선생님들 역시 학생들 간에 차별을 두거나 누구를 더 예뻐하는 행동을 겉으로 드러내 보이지 않으셨다. 그저 자신의 성적에 맞게 공부를 시키고 속도를 맞춰주셨고, 조금 더 중간테스트를 많이 보는 정도의 차이 말고는 두 반에 별다른 점이 없었다. 나중에는 하반에서 성적이 올라 상반으로 넘어온 학생들도 있었기 때문에 나쁘지 않은 교육 방식이었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이렇게 본다면 우열반은 긍정적인 교육의 방법이다. 학생들은 자신에게 맞는 공부법을 찾고, 선생님들도 그에 맞게 수업준비를 할 수 있다. 상반의 학생들은 충분히 수업을 따라갈 수 있기 때문에 어려운 문제도 풀어볼 수 있고 심화된 수업을 경험할 수 있다. 하반에서는 같은 문제를 여러 번 반복하거나 속도를 천천히 할 수 있다. 그동안 억지로 수업을 따라가다가 흥미를 잃고 결국에는 그 과목을 포기해 버린 학생들에게는 비로소 편안하게 수업을 들을 수 있는 기회인 것이다.


 

단점도 있지
하지만 나는 우열반을 반대하는 입장이다. 모든 교육 현장에서 이런 긍정적인 효과만 나타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하반에서 수업 받는 학생의 경우에는 그 취지야 어쨌든 좋지 않은 감정을 느낄 것이다. 점수를 알리기 싫은데도 어떤 반에 들어가는지에 따라 모두가 점수를 알게 되면 개인에 따라 이를 수치스럽게 생각하거나 오히려 공부에 대한 의욕을 떨어트릴 수 있다.

그리고 하반에서 상반으로 넘어가지 못하는 경우, ‘잘하는 사람은 잘하고 그렇지 못한 사람은 여전히 그렇지 못하다.’는 고정된 인식이 생겨버린다. 실제로 학교에서 자신의 성적과 반을 확인한 후 ‘내가 그렇지’란 생각을 가지고 그대로 포기해 버리는 학생들이 있었기에 하는 이야기다. 각자의 수준에 맞는 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반을 나누었지만 자신의 낮은 위치를 드러내게 된 학생들 중 몇몇의 공부를 향한 열망과 희망은 ‘하(下)’. 하반의 포기한 학생들은 대충 수업을 듣거나 자는 경우도 많았고 크나큰 변화를 보기 힘들었다. 여기서 잠을 자는 학생, 수업을 듣지 않는 학생들은 학교라는 작은 사회 속에서 짓밟힌 인권의 모습을 반영하는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열반의 부정적인 측면은 또 있다. 우열반이 원래의 취지를 잃고, 학생들을 서로 비교하게 만들어 성적을 올리게 하는 도구로 사용되는 것이다. 우리나라 교육현장에서 고질적인 교육법 중 하나가 공부를 잘하는 사람과 스스로를 비교하게 만들어 열등감을 바탕으로 공부를 하도록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한 공부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 성적이 올라 원하는 대학을 가게 된다 하더라도 그런 목적을 가지고 한 공부는 결국 의미를 찾지 못한다. 스스로 우러나오는 학습 의욕이나 호기심에서 하는 공부가 아닌, 남보다 혹은 남들만큼 잘하기 위해 한 공부는 성인이 되어 길을 잃게 만든다.


 

실제 이런 사례가 있었어
실제 지난 2008년 우열반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가 차별행위라고 결정한 일이 있다. 강원도에 소재한 10개 고교에서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을 별도로 모아 성적 우수반을 운영해 왔는데, 이에 대해 전교조 강원지부가 ‘성적 우수반에 포함되지 못한 학생들이 차별을 당하고 있다’며 인권위에 진정을 넣은 것이다. 인권위는 ‘특정 과목의 학업성적이라는 일률적 기준에 따라 상시적이고 전반적인 성적우수반을 편성하는 것은 합리적 이유 없이 학생들에 대한 차별적 분리교육 체계를 구성하는 것이기 때문에 헌법 제11조에 보장된 평등권을 차별하는 행위’라고 밝혔다.


 

교육의 방향은 이래야 한다고 생각해
공교육이 점수만을 목표로 하는 비도덕적인 모습을 향해선 안 된다. 점수로 사람을 평가하고 그들의 인성과 됨됨이가 아닌 머리에 A, B, C 등급을 매기며 공부를 시키는 것은 없어져야 하는 제도라고 생각한다. 우열반, 성적 우수반을 따로 만들어 교육을 하지 않아도 다양한 진로교육이나 캠프, 진로활동 및 동아리 활동 등을 더욱 활성화 시켜준다면 학생들은 틀림없이 자신의 꿈을 찾고 목표를 찾아 멋진 꿈을 가지고 반짝반짝 빛나는 사람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성과주의, 결과중심을 바탕으로 사람을 판단하는 일은 이제 그만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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