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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 여자도 즐겁게 게임하고 싶어요
김다슬 기자  |  ektmfrl12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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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5호]
승인 2017.09.07  11:4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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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차별. 이는 인권과 아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는데요. 제가 겪은 성차별에 대해 말해볼까 합니다. 평소 즐겨하던 ‘오버워치’ 게임을 하다 일어난 일입니다. 최근 했던 게임 중 성차별적인 말을 가장 많이 들은 게임이 아닐까 합니다.
 

늦은 저녁. 퇴근 후 피곤한 몸으로 컴퓨터 앞에 앉았습니다.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게임을 켰지요. 항상 같이하던 친구들이 접속해 있었습니다. 저랑 같이하는 팀원들은 3명으로 모두 남자입니다. 나이도 제각각이랍니다. 게임을 하다가 마음이 잘 맞아 친구 추가 후 종종 같이 하는데요. 그날 저희는 그룹을 만들어 ‘경쟁전’이라는, 조합을 맞춰 라운드를 하나하나 이겨야 하는 게임을 했습니다. 이는 보통 5명이서 하게 되는데 3명은 저와 같이 하는 팀원이었고 나머지 2명은 처음 보는 유저(user)였죠.
 

오버워치는 게임 특성상 수많은 캐릭터가 있어요. 공격을 하는 캐릭터, 팀원을 보호해주는 캐릭터, 체력을 채워주는 캐릭터 등 많은 종류의 캐릭터가 있는데, 경쟁전은 이들의 조합을 맞춰서 맵에 따라 바꿔가며 플레이해야 하는 난이도가 있는 게임입니다. 이 게임은 팀과의 일심동체가 중요한 게임이라 한 명이 틀어지면 팀 사기가 낮아져 낭패 보기 마련이에요. 적의 위치나 우리 팀의 상태를 살피면서 들어가는 타이밍 등을 정하는데 그런 상황들을 서로 마이크를 이용해 알려주기도 합니다. 이를 ‘브리핑’이라고 한답니다. 이게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해서 저 포함 모두 마이크를 이용해 게임을 하기로 했습니다.
 

캐릭터 조합을 맞추며 이것저것 이야기하는데 문제는 여기에서 시작됐습니다. 한 명이 현재 조합과는 어울리지 않는 즉, 까다로운 캐릭터를 골라버린 거죠. 저는 조합을 맞추자고 이야기 했습니다. 하지만 그게 마음에 안 들었는지 제가 여자라는 이유로 제게 여왕벌이라며, 3인 그룹에서 여왕벌놀이를 한다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국내 게임 커뮤니티에서 ‘여왕벌’이라는 말은 남성 유저들을 꼬득여 이득을 착취하는 모습이 마치 일벌과 여왕벌과 비슷하다고 해서 생긴 말입니다. 마이크를 이용하고 있었기에, 그 사람은 저의 성별이 여자인 줄 알았던 것이지요. 단지 의견을 냈을 뿐인데 저를 여성이라는 이유로 모욕하는 말을 하고 반말을 해서 무척 화가 났습니다. 같은 팀원들은 모두 조합을 맞춰 파이팅하며 열심히 이겨보자는 분위기였지만, 그 분은 내가 하고 싶은 거 할 거고 지든 이기든 알 필요없다는 식으로 행해서 모두가 피곤했습니다. 게임도 졌지요.
 

   
▲ 모니터 캡쳐

게임 중 여자라는 이유로 비난을 받았던 또다른 사례도 있습니다. 캐릭터 중 팀에게 체력을 채워주는 ‘힐러’라는 캐릭터가 있고 그 힐러 캐릭터 중 저는 메르시라는 캐릭터로 선정해 플레이 하던 중이었습니다. 혼자 4명의 팀원 모두에게 힐을 줘야하는 상황이었고 제가 죽으면 채워주는 사람이 없어져 곤란해지는 상황이었습니다. 어쩌다 적팀에게 공격을 받아 제가 죽게 되었는데, 본인에게 힐이 안 들어오자 그 사람은 제가 듀오, 즉 그룹원들에게만 힐을 줬다며 ‘힐하는 쫌생이 xx 네가 여자지’라는 여성비하적인 말을 했습니다. 그때 너무 화가 나서 말이 안 나오더군요. 제가 힐을 못준 상황인 건 맞지만 거기서 ‘여자’라는 말은 왜 나오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제가 남자였다면 남자라는 이유를 들며 비꼬는 말을 했을까요?
 

몇 개월간 여자로 오버워치 게임을 하면서 느낀 건 단지 ‘여자’라는 이유로 들었던 욕이 셀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그것들이 모두 상처가 되었습니다. 저 외에도 다른 여성 유저들의 말을 들어보면 여성을 특정 짓는 말을 하면서 정말 입에 담기 힘든 말을 들은 분도 많다고 합니다. 이건 성차별을 떠나 여성에 대한 인권을 무시한 겁니다.
 

게임을 안 하면 되지 않느냐고 말씀하시는 분도 봤는데 여자도 게임에 대해 재미와 흥미를 느낍니다. 근데 그걸 하지 말라고 한다면 저희는 뭐라고 말씀드려야 좋을까요. ‘여자’로서 말고 게임을 할 때만이라도 같은 ‘게이머’로서 대해주는 게 참 어렵나봅니다. 이제 게임하다가 ‘엇, 여자다!’라는 말을 들으면 피식하고 ‘엇, 남자다!’라고 되돌려준답니다. 아무리 온라인상이더라도 폭력적이고 차별적인 말은 한 사람에게 상처가 되고 트라우마를 만든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주세요. 우리도 재미있고 편하게 게임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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