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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쳐 지나가는 것들에 대하여] 인생은 스쳐 지나가는 것? 쌓여가는 것!
충주예성여자중학교 3학년 이다은 수습기자  |  ide08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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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7호]
승인 2017.11.08  15: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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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란 10대 이후론 자라고, 살아가는 게 아닌 죽어가는 몸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 드라마를 보면 마냥 그렇지도 않은 것 같다. 죽을 때까지 얼굴 한 번 안 보고 살 것 같은 사이가 다시 옛날의 친구 사이로 돌아오고, 평생을 남편 말만 들으며 고분고분 살아오던 아내가 한 순간에 집을 나가버린다. 죽음을 달려가는 나이에도 마음이 자라는 청춘들을, 우린 드라마 <디어 마이 프렌즈>에서 확인할 수 있다.

 

총 16부작으로 tvN에서 방영한 <디어 마이 프렌즈>를 이번 주제에 적합한 드라마로 소개한다. 주인공 ‘박완(고현정 분)’이 엄마 ‘장난희(고두심 분)’의 초등학교 동문회를 가며 주위 꼰대들의 이야기를 듣게 되는데, 가만 보니 이거 괜찮다? 한다. 이 작품은 일어 번역 작가 일을 하던 박완이 그들의 이야기를 소설로 써내려가고, 그들이 꼰대들이 아닌 늙은 친구들로 변하는 과정을 풀어낸 드라마다. 얼마 전 위안부 영화 <아이 캔 스피크>에 주연으로 출연하여 많은 사람들을 울린 나문희 배우부터, 발리 근처 작은 섬에 한식당을 세운 예능 <윤식당>에 메인셰프이자 사장으로 나온 윤여정 배우를 포함해 평균 나이 70세, 평균 연기 경력 50세를 자랑하는 베테랑 배우들이 드라마를 꽉꽉 채워주었다.

 

꼰대들 사이에서 유일한 젊음 박완은 마음 속 쌓여있는 불평불만이 많다. 엄마는 완이 유럽에 유학 갔을 때 만난 ‘서연하(조인성 역)’와의 관계를 은근히 반대한다. 이유는 난희의 남동생이자 완의 삼촌 또한 장애인이라는 데에서 나온다. 사고 때문에 다리를 쓰지 못하게 된 연하 옆에서 자신의 딸이 얼마나 힘들지 알기에 자꾸 입에선 “세상에 모든 남자가 되지만, 유부남과 네 삼촌처럼 장애인은 안 된다.”라는 말밖에 나오지 않는다. 하지만 그게 진짜 완이 말 못하고 혼자 삭혀왔던 문제는 아니다. 항상 꺼내지 못하던 기억 속 그날을, 완은 꺼내버린다. 완은 엄마 말을 지키기 위해 연하를 버렸다며 화를 내던 중 엄마가 자신을 죽이려 했던 날의 이야기도 터뜨린다. 완이 어렸을 적, 난희가 농약 탄 요구르트를 건내 주며 같이 자살하려 했던 그날을 말이다. 난희는 연신 완에게 미안하다 사과하는데, 서로의 기억 속 그날을 자세히 살펴보면 누구 하나 불쌍하지 않은 사람이 없다. 난희는 자신의 남편이 바람피우는 장면을 목격하고, 도망치듯이 친정집으로 달려갔다. 그러나 그 곳에선 난희 엄마가 아빠에게 맞고 있었다. 충격으로 같이 자살하려던 그 사건이 완에겐 30년 동안 사과 받지 못한 사건으로 자리 잡고 있었다. 비겁하다 볼 수 있지만 완은 엄마에게서 벗어나기 위해 그 사건을 끄집어냈다. 그렇게 모녀가 울고불고 싸운 다음 날 아침, 난희는 비로소 완을 놓아주었다.


그 외에도 세계일주 하나만을 바라보고 남편 밑에서 평생을 바치다 “미쳤나. 내가 돈지랄로 세계일주를 하게? 지랄방귀를 뿡뿡 뀌네.”란 말을 듣고 집을 나온 정아, 자식들에게 짐이 되기 싫어 혼자 나왔더니 치매에 걸려버린 정아의 친구 희자 등 많은 이야기들과 섬세한 감정 선들이 나온다.

 

한 화 볼 때마다 울었다는 말이 과언이 아닐 정도로 정말 많이 울며 보았다. 야속하게도 이 드라마의 존재를 방송에서 끝난 뒤에야 알게 되어 본방으로 보지 못한 점이 은근히 아쉬웠다. 다시보기 서비스로 본다고 내용이 달라지는 것도 아니지만 그래도 일주일을 그 요일만 기다리며 보내는 본방만의 매력이 있기에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보는 게 안 보는 것보다 나은 드라마니 아직 보지 못했다면 최대한 서둘러 보기를 바란다. 그렇다고 마냥 울리는 드라마만은 아니다. 울다가 웃고, 웃다가 울 수 있게 적당히 치고 빠졌기에 운만큼 웃은 순간도 많다.

 

<디어 마이 프렌즈>의 Part.1을 꿰차고 있는 OST, ‘Baby Blue’는 드라마를 보면 귀에 익을 정도로 자주 들리는 노래다. 첫 화에서 이 노래를 들었을 땐 마냥 좋다고 생각했는데 마지막화까지 보고 난 뒤, 들으면 눈물이 나오는 ‘눈물버튼’이 되었다. 웃기게도 드라마를 보며 공감하고 같이 울었던 그때의 감정이 노래를 들으면 되살아나버려 ‘파블로프의 실험’과 같은 노래가 된 것이다.

 

<디어 마이 프렌즈>는 방영이 끝난 후 총 두 권의 책으로도 출판되었다. 드라마로 접하기 힘들거나, 드라마를 보고도 다시 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읽어볼 것을 추천한다.

 

나보다 적어도 50세는 더 많은 그들이 유쾌하게 삶을 이어가는 모습을 보며 많은 생각이 들었다. 아마도 드라마 속 그들의 젊음은, 단순히 지나가 버린 게 아니라 쌓여왔던 게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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