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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충주예성여자중학교학교도, 학생들 마음도 푸르른 곳
충북 충주예성여자중학교 3학년 이다은 수습기자  |  ide08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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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8호]
승인 2017.12.04  11:5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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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아름다운 학교’ 공모(아름다운학교운동본부, 중앙일보 공동 주최)에서 전국 최우수 학교로 선정된 바 있는 우리 학교는 실제로 부임하시는 선생님들마다 칭찬을 아끼지 않으신다. 자칫 삭막할 수 있는 학교생활을 푸른 식물들과 함께하니 학생들 또한 맑고 긍정적인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다.
너무 자연적인 나머지 간혹 학교 뒤편에 고라니가 나타나기도 하는데, 한번 나타나면 온 학생들을 창문에 매달리게 만드는 인기 스타이다.

이처럼 자연이 가득한 학교에 걸맞게 교복 상하의 모두 녹색인 이곳은, 충청북도 충주에 있는 예성여자중학교이다.

   
▲ 학교 전경


학교에 살고 있는 동물들
예전에 친구에게서 신기한 이야기를 전해들은 적이 있다. 친구가 한 말은

“다른 친구들과 숨바꼭질을 하는데, 움직이는 물체가 보여서 숨어있던 친구인 줄 알았더니 고라니였어!”

당시에는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냐고 웃으며 넘겼지만 올해에 들어와서는 그 말이 사실이었다는 걸 몸소 느끼게 되었다.

실제로 고라니가 많은 학생들 눈에 들어온 건 학교 뒤편이 허허벌판이 된 올해부터였다. 학교 뒤 토지는 원래 나무가 많은 숲이었지만 아파트를 세우는 과정에서 모두 밀려버렸다. 그 때문에 보금자리를 잃게 된 동물 몇몇이 공사장으로 내려오는데, 그 동물이 바로 고라니이다. 더 이상 나무가 빽빽한 숲도 아니니 고라니의 모습은 너무 잘 보였고, 출몰할 때마다 아이들의 눈에 띄게 되어버렸다.

물론 친구도 고라니를 가까이서 본 건 아닐 것이다. 먼 곳에서 뛰어가는 고라니를 숨바꼭질을 하다 보게 된 것이겠지만, 내 두 눈으로 고라니를 봐버린 이상 친구의 말을 거짓말이라 넘길 수는 없게 되었다.

학교에 동물이 고라니만 나타났던 건 아니다. 올해 초엔 뱀이 출몰하기도 해 교내를 크게 술렁이게 만들었다. 다행히 독 없는 뱀이었고, 선생님들의 빠른 조치로 뱀은 사라졌다.

   
▲ 우리학교 마스코트 '양말'

고라니, 뱀과 같은 무서운 동물들 말고도 귀여운 외모 덕에 많은 학생들이 좋아하는 동물이 있는데, 바로 점심시간에 자주 출몰하는 고양이 가족들이다.

처음엔 한 마리였지만 지금은 새끼를 낳았는지 네, 다섯 마리 정도로 늘어났고, 가끔 밥을 주거나 상자로 집을 만들어 주는 학생들도 생겨났다. 그중 한 고양이가 유독 유명한데 아무래도 가장 오래 있었기에 그런 것 같다. 얼마나 유명한지 전교생이 다 알 정도인 이 유명 고양이의 이름은 ‘양말’이다. 우리 학교의 마스코트인 셈이다.

고양이들은 주로 점심시간, 급식실 근처에 나타난다. 나타날 때마다 아이들에게 둘러싸여 귀여움을 받는데, 이젠 익숙해진 모양인지 주위에 사람들이 많아도 여유롭게 벤치에 자리를 잡기도 한다.

고양이 말고도 귀여운 동물이 하나 더 있다. 고양이만큼 학생들과 친하지는 않지만, 여름만 되면 어김없이 나타나는 청설모이다. 학교에 나무가 많다보니 청설모가 살기 좋은 환경이라 여름에 고개를 들어보면 쪼르르 도망가는 청설모를 볼 수 있다.

어느 날은 하교하던 중 인도까지 나와서 바위에 고인 물을 마시던 청설모를 본 적이 있는데, 지금 생각하면 이렇게 동물과 사람이 가까이서 살 수 있는 일도 참 기적인 것 같다.


 

시화
우리 학교 1, 2학년들이라면 기본적으로 다 해봤을 시화는, 학기 초 국어 시간마다 필수로 하는 수업이다. 완성한 시화는 학교 담에 전시한다. 여름이 오면 담장에 풀들이 파릇파릇 피어나서 시화를 엮어나가는데 그 모습이 무척 아름답다.
 

   
▲ 학교 담장에 걸려있는 시화

우선 학생들은 자신이 쓸 시의 주제를 정한다. 정해진 게 없기 때문에 모든 자신이 원하는 대로 표현하면 된다. 그 다음, 정한 주제에 관한 시를 작성하고 선생님께 중간 중간 검사를 맡으며 더 괜찮은 시가 되기 위해 첨언을 받는다. 마지막으로, 완성된 시에 어울리는 그림을 그리며 자유롭게 꾸민다. 그렇게 해서 완성된 시화들은 모두 모아 코팅하고 정문 옆 담벼락에 내건다. 할 당시엔 모두들 툴툴대도 벽에 알록달록 걸린 자신의 시화들을 보면 불평불만이 들어간다.

제목을 캘리그래피로 표현하거가, 평소 연습한 그림 실력으로 시와 어울리는 그림을 그려내거나, 좋아하는 캐릭터를 오려 붙이는 등 각자의 다양하고 창의적인 방법들로 시화를 꾸민다. 끝나고 나면 어딘가 걸려있을 자신들의 시화를 찾는 친구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시 주제를 고르는 것도, 쓰는 것도, 꾸미는 것도 무척 힘들 텐데 그럼에도 모두들 잘해내는 모습을 보고 나면 벽에 걸린 시 하나 하나가 더 의미 있게 느껴진다.


 

학생의 날
학생의 날이 오면 아침부터 분주하다. 선생님들은 정문에서 아이들을 반기고, 한 명씩 포옹해 주고, 김밥을 나눠주고, 따뜻한 차를 한 잔씩 손에 쥐어준다. 매년 있는 이 행사는 학생의 날을 기념하기 위해 하는 행사로, 학생의 날 자체를 모르고 살던 나에겐 얼떨떨했다.

학생의 날은 일제에 저항한 광주 학생들을 기리기 위한 날로, 광주 항일학생운동일인 11월 3일로 지정되었다. 2006년에 그 이름이 학생독립운동기념일로 바뀌었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학생의 날로 부른다.

학생의 날이 오기 하루 전부터 선생님들은 내일 김밥을 받을 수 있으니 정문으로 등교하라고 말씀하신다. 처음엔 무슨 행사인가 어리둥절했는데, 아침을 못 먹고 등교해도 이 날만큼은 배가 든든할 수 있으니 어느새 좋은 날로 자리잡았다. 먹을 것만 나눠주는 것도 아니다. 일렬로 서 계신 선생님들 한 분, 한 분이 아이들을 차례로 안아주신다. 안는 걸 거부하는 학생들을 위해 그 경우 악수를 할 수도 있다. 양 손엔 따뜻한 아침을 들고, 양 귀론 선생님들로부터 따뜻한 덕담을 들으면 추운 11월에 몸이 녹는 것 같다.

올해 학생의 날은 좀 특별했다. 정문에서 선생님들이 일렬로 계신 것은 매년 있는 일이니 넘겼으나, 그것보다 더 놀라운 것이 있었다. 저 멀리서부터 존재감을 풍긴 한 인형이 있었는데 바로 애니메이션 <짱구는 못말려>의 주인공 ‘짱구’의 탈을 쓰신 교장 선생님이셨다. 아이들도 처음엔 무엇인지 모르다가 가까이서 확인하고는 놀라워했다. 게다가 입에서 입으로 저 안에 계신 게 교장선생님이란 말이 퍼져나갔고, 곧 모두 신기하고 즐거운 눈으로 짱구를 쳐다보았다.

정문 행사로만 끝나는 게 아니다. 본관과 후관을 연결하는 구름다리에는 학생들의 그림 작품과 학생의 날 유래 설명문이 전시된다. 단순히 먹을 것을 받는 날만이 아니라 무슨 취지에서 학생의 날이 만들어 졌는지 알고, 광주 항일학생운동에 대해 한 번쯤 생각해 볼 수 있도록 선생님들께서 만드신 것들이다. 덕분에 학생들은 하루 동안 오가며 학생의 날을 제대로 느낄 수 있게 된다.


 

우리 학교 축구부
명성이 자자한 우리 학교 축구부는 최근에도 꾸준히 수상을 하며 그 이름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 9월에는 ‘2017 추계 한국여자축구연맹전’에서 작년에 이어 또 중등부 우승을 하며 2연패를 달성하였다.
이처럼 축구부가 꾸준한 수상을 할 수 있는 이유는 연습량 때문이라 생각한다. 우리반에 축구부원들이 있는데 이들이 얼마나 열심히 연습하는지가 보인다. 학교가 끝나도 운동장에서 축구 연습을 하는 친구들을 보면 멋있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축구부원들은 학교 오른편에 위치한 숙소에서 단체 생활을 한다. 부원들 중에는 본가가 충주가 아닌 저 먼 제주도에서부터 올라온 친구들도 있다.


 

   
▲ 정석영 교장선생님

 정석영 교장선생님 인터뷰 

교장선생님께서 생각하시는 우리 예성중학교 학생들만의 장점은 무엇인가요?
밝고, 쾌활하고, 적극적이죠. 우리학교 학생들은 그런 이미지를 아주 확실히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우리학교에 와서 강의하신 분들마다 ‘학생들이 너무 착하고 밝으며,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어서 수업하는 데 어려움이 없었다.’고 전하고 가셨습니다.

 

우리학교는 자연이 아름다운 학교로 유명합니다. 이걸 유지하지 위해 학교가 하는 노력이 있을까요?
매년 소나무 전지(剪枝, 가지치기)를 합니다. 약 400만 원 정도를 소나무에 투자하는 거죠. 조선 소나무와 반송이라는 소나무를 한 해씩 번갈아가며 관리합니다. 뿐만 아니라 열심히 청소하시고 관리해 주시는 분들도 계시니 유지가 된답니다. 그렇지 않으면 유지가 어렵겠죠. 우리 학교는 화단 조경을 목적으로 한 소나무들이나 기타 나무들, 또 화단과 같은 것들이 참 잘 되어있어요. 근데 그걸 유지하기 위해서는 돈이 좀 많이 들어가죠. 생각보다 많이 들어가지 않나요?
 

학생의 날 때 짱구 탈을 쓰시고 교문 앞에서 학생들을 반겨주셨을 때의 소감을 듣고 싶습니다.
그게 제 아이디어는 아니고, 학생과 아이디어에요. 원래 쓸 생각이 없었는데, 교장선생님을 위해 준비한 거라니 한번 써봤습니다. 학생들이 많이 좋아하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쓰길 잘했다 생각했죠. 아이들이 좋아했으면 의미가 있는 거니까 만족합니다.
 

이제 곧 고등학교를 결정할 3학년 학생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진로, 직업 선택에 대한 고민은 끊임없이 해야 합니다. 인생은 살아가면서 항상 선택의 시기가 있는데, 그 선택의 시기에서는 고민해야 하는 거예요. 힘들다고 생각하지 말고 고민할 건 해야 앞으로의 미래가 조금 더 밝아질 것입니다. 자신이 하고자 하는 것을 열심히 찾고 고민해서, 진학을 일반고로 갈 것인지, 아니면 특성화고로 갈 것인지, 또 특성화고에서는 어떤 과를 선택할 건지, 이런 수많은 고민을 해서 선택해야 합니다.

그런데 그 고민을 혼자만 하면 안 되죠. 부모님과 상의하고, 선생님과 상의하고, 친구들하고도 얘기 나눠보고 그리고서 선택하는 게 잘하는 거예요. 주위 사람들에게 “네가 볼 때 나의 장점은 뭐니?” 이렇게 물어보는 거죠. ‘저 선생님이나 친구가 나를 이렇게 보고 있구나.’, ‘나의 장점을 이렇게 봐 주는구나.’ 그러면 나도 거기에 대한 고민을 하고 ‘아, 그 쪽을 내가 좀 좋아하는 편이구나. 잘하는 편이구나.’ 생각할 수 있잖아요. 그래도 그 사람들이 얘기하는 게 다는 아니니 스스로 잘 생각해야죠.
제가 말하고 싶은 건, 그런 고민을 해야 한다는 겁니다. 그리고서 선택을 하는 거죠. 학생들에게 이렇게 얘기해주고 싶어요.


 

학교를 졸업하며
3년간 정든 학교를 떠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아마 전국의 3학년들이라면 다 똑같이 불안한 마음을 안고 있을 것이다. 매일같이 선생님과 친구들을 만나던 학교가 아닌 처음으로 발을 내딛을 새 학교로 가야 한다니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안감에 떨고만 있지 않은 이유는 이곳 예성여자중학교에서 좋은 마음가짐으로 잘 배워왔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서로가 서로를 돕는 3년을 보냈기에 그렇게 쌓인 수많은 추억들을 생각하면 새 시작도 잘할 거란 믿음이 생긴다. 친구들에게도 여기에서 잘한 만큼 고등학교에서도 잘할 거라고 말해주고 싶다.

3년 동안 우릴 위해 애써주신 선생님들, 그리고 함께 학교생활을 한 친구들에게 감사하단 말을 건넨다. 모두 예성중학교에서의 푸른 모습을 앞으로도 잘 기억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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