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의 창다은이와 넓혀가는 시야
성소수자들을 향한 편견에 대해
충북 충주여자고등학교 1학년 이다은 기자  |  ide08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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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6호]
승인 2018.08.08  17: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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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 때 학교 선생님은 차를 타고 가다 본, 카페에서 입을 맞추는 두 여성을 우리에게 얘기해주셨다. 반 친구들이 모두 웃었고 개중엔 더럽다며 토하는 시늉을 하는 아이들도 있었다. 옆 친구는 나에게 귓속말로 “나도 우리 학교에서 레즈 봤다.”고 속닥였다. 동성애자를 본 게 일종의 경험담으로 소비되는 과정이었다.


평소 우리에게 잘 대해 주시는 착한 선생님이셨고, 걱정 없이 화목했던 우리 반이었고, 나쁜 말은 일삼지 않는 짝꿍이었다. 하지만 내가 레즈비언이라면? 선생님이 주말에 보신 동성애자 커플이 만약 나였더라면? 그랬다면 모두 나에게 전과 같은 태도로 대해줄 수 있을까? 난 그 교실에서 버틸 수 있을까?


한 친구가 즐겁게 웃으며 나를 불렀다. 친구는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 우리 지역 이름과 ‘게이’라는 단어를 같이 쳐, 그중 한 방을 들어간 화면을 보여줬다. 이미 그곳엔 친구가 가짜로 적어놓은 가상의 남성 신상정보가 적혀있었다. 대답해 주는 사람들의 신상을 털기 위한 미끼였다. 같은 지역에 동성애자가 사는지 궁금해서, 어차피 가짜니까 재미로.


농담을 일삼고, 장난을 즐겼던 웃긴 친구였다. 하지만 내가 그 방에 있었더라면? 친구가 유니콘처럼 생각하는 동성애자가 사실 바로 옆에 있는 나였다면? 진짜로 존재하는지조차 의문이고 내 주변엔 아무도 없을 것 같아 검색해 본 동성애자가 바로 나라면? 그랬다면 나에게 전처럼 장난을 걸어줄까? 난 계속 친구를 할 수 있었을까?


“내 친구 중엔 게이도 있고 레즈도 있어. 너 내 친구 김철수 알지? 걔 사실 게이야.”
사람들은 동성애자 친구를 강변에서 주운 희귀 돌처럼 설명한다. 다른 애들은 새까맣고 회색인 흔한 돌만 줍고 있을 때 난 이런 특이한 돌도 주웠어! 어린애들이 하는 스티커나 게임 카드 자랑과 다를 게 없다 느껴진다. 누구 때문에 남은 원하지도 않은 아웃팅(성소수자의 지향성이나 정체성을 본인의 동의 없이 다른 사람에게 알리는 행위)을 당하게 되었는데도 정작 말한 장본인은 자신이 차별적이지 않고 다양한 친구가 있다는 걸 어필하는 데에나 집중한다. 사람들은 동성애자를 자신을 위해 도구처럼 사용하는 것 같다. 평소엔 동등한 사람 취급도 안 해주면서 티비 속 뉴스에만 나오는 유명 인사를 본 것처럼, 자신은 친구의 성적지향성은 따지지 않는 차별적이지 않고 인맥 넓은 사람인 것처럼. 오늘도 동성애자는 경험담으로, 자기 과시용으로 사용된다.


여중을 졸업했고, 여고를 다니고, 여대를 가고 싶다 말하면 모두들 입을 모아 하는 말이 있다.
“여중, 여고, 여대 나오면 국가에서 불쌍하다고 위로금 준대.”
이런 말이 왜 도는지 알 것 같기도 하다. 초등학교 때 친구들은 공학인 중학교를 가고 싶어 했고, 중학교 때 친구들은 공학인 고등학교를 가고 싶어 했다. 가장 간단한 답변은 ‘남자친구를 만들기 쉬우니까’ 일 것이다. 또래 남자 아이들과 같이 수업을 듣고, 같이 체육을 하고, 같이 밥을 먹는다면 실제로도 여중, 여고에 다니는 것보다 남자 아이들과 같이 보낼 시간이 늘어날 테니 말이다. 그런데 모두가 남자친구를 만들고 싶어 할까? 개중에는 여자친구를 만들고 싶다든가, 아예 애인이 필요하지 않은 경우도 많지 않을까? 그런데 왜 남자친구를 만들지 못하고 여중, 여고, 여대에 나오는 건 모두에게 불쌍히 여겨지는 걸까?


우리는 항상 모든 관점을 이성애 중심적으로 맞춰놨기에 편파적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자신이 그렇다고 모두가 그럴 거라는 생각은 빠른 시일 내로 버리길 바란다. 자신이 세상의 기준은 아니다. 각자 다른 생활 방식을 따르고, 각자 다른 옷을 입고, 각자 다른 음식을 먹는 것처럼. 그냥 나와 다를 뿐이다. 같지 않다고 기준을 벗어난 게 아니라.


우리는 주변에서 숱한 차별과 마주한다. 동성애는 나빠요! 동성애는 정신병이에요! 동성애는 죄악이에요! 그런 사람들에게 묻고 싶다.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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