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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확행] 소확행의 시작, 『랑겔한스섬의 오후』
공주대학교 교육학과 17학번 김주희 기자  |  juhee484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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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호]
승인 2018.11.06  16:3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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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눈코 뜰 새 없이 일하는 우리. 그러나 끝을 모르고 오르는 전·월세와 집값에 하루하루 멀어져가는 내 집 마련의 꿈, 번번이 떨어지는 입사면접에 무거워지는 어깨, 순식간에 사라지는 통장 속 돈과 그와 함께 사라져 가는 웃음, 다른 사람들과의 치열한 경쟁에 지쳐 피곤한 삶. 이러한 현실 속에서 ‘소확행’은 우리의 생활 속에 빠른 속도로 자리 잡았고, 2018년 올해의 한국 소비 트렌드로 선정되기도 했는데요. 불확실하고 막연한 행복보다는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바쁘고 피곤한 삶 속 잠시 잠깐의 여유를, 타인 속 무미건조한 삶이 아닌 진정으로 나 자신이 행복한 삶을 ‘소확행’이 실현해주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 ‘소확행’이라는 말이 최근에 만들어진 말이 아니라는 거 혹시 알고 계셨나요? ‘소확행’이라는 단어는 한 작가의 책에서 처음 나오게 되었는데요. 일상 속 사소한 것에서 행복을 얻곤 했던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수필 『랑겔한스섬의 오후』를 소개합니다.
 

   
▲ 『랑겔한스섬의 오후』, 무라카미 하루키


무라카미 하루키는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양을 둘러싼 모험』 등 많은 베스트셀러를 발표한 유명한 작가인데요. 한국에서는 소설 『노르웨이의 숲』이 많이 알려졌죠. 그의 수필집『랑겔한스섬의 오후』는 그가『클래시』라는 한 잡지사에 약 2년간 게재했던 짧은 에피소드 형식의 글을 모은 책으로 1986년에 일본에서 출간되었습니다.
그의 학창시절이나 일상의 이야기들을 무라카미 하루키 특유의 솔직하면서 감성적인 느낌으로 그려냈는데요. 그래서 그의 수필을 읽고 있으면 마치 누군가의 일기장을 읽는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독자들이 편안함과 친근함 느끼게 하는 작가의 말하는 듯한 문체도 한몫을 하죠.
수필집 속 ‘소확행’이라는 제목의 에피소드를 보면 작가는 일상 속의 소소한 순간들에서 얻는 행복에 관해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갓 구운 빵을 손으로 찢어 먹을 때, 백화점에서 혼자 망설여가며 속옷을 사고 집에 가면 반듯하게 접어 넣은 속옷이 서랍 안에 잔뜩 쌓여 있을 때, 새로 산 정결한 면 냄새가 풍기는 하얀 셔츠를 머리에서부터 뒤집어쓸 때 작지만 확실한 행복(小確幸)을 느낀다고 이야기합니다.

서랍 안에 반듯하게 접어 돌돌 말은 깨끗한 팬티가 잔뜩 쌓여있다는 것은 인생에 있어서 작기는(小) 하지만 확(確)고한 행(幸)복의 하나(줄여서 소확행)가 아닐까 하고 생각하는데
― 『랑겔한스섬의 오후』, 「소확행」 49p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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