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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의 키워드 - 약속
인천국제고등학교 사회 참여 동아리 유토피아  |  pjw3766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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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호]
승인 2019.05.07  10:2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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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의 시각으로 사회 문제를 살펴보고,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과정을 글로 담았습니다. 매달 키워드를 선정하고, 이에 맞추어 소설·시·에세이 등 다양한 방법으로 저마다의 생각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키워드는 약속, 공감, 책임 등 사회를 사회답게 만드는 ‘가치’로 선정됩니다. 5월의 키워드는 ‘약속’입니다.


우리를 위한 약속

유토피아 부원 2학년 문서정

여러분은 인생에서 기억에 남는 약속이 있나요? 수많은 약속을 하는 일상 속에서 그 약속들을 모두 기억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반대로 말해서, 그 수많은 약속 중 특정한 약속이 떠오른다면 그 약속이 여러분께 의미 있는 약속이었을 것이라 예상합니다. 저는 ‘약속’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소중한 한 친구와의 추억이 가장 먼저 떠오릅니다.

저는 초등학교 4학년 때 유학을 간 적이 있습니다. 사교성이 좋지도 않고, 알파벳만 겨우 뗀 상태라 의사소통도 힘들었기 때문에 새로운 환경에서 새 외국인 친구를 사귀는 것은 저에게 무척 힘든 일이었습니다. 그렇게 2주 정도를 외롭게 지내며 아침마다 울곤 했는데, 그런 저에게 먼저 다가와 준 한 친구가 있었습니다. 원이라는 이름의 같은 반 친구였습니다. 칼 같이 자른 단발이 잘 어울리는 예쁜 친구였는데, 성격까지 밝고 친절해 인기가 많았습니다. 친해지기는커녕 ‘말은 걸 수 있을까’라고 생각했던 친구가 먼저 다가와 주다니, 엄청난 영광이었죠.
그렇게 저는 원이 덕분에 먼 타국 초등학교에서 새로운 인생을 살 수 있었습니다. 한 번 말문이 트이니 영어 실력이 일취월장하여 어느 정도 의사소통은 가능하게 되었고, 원이는 그런 저를 보며 뿌듯해했습니다. 우리는 최고의 친구가 되어 학교에 있는 내내 붙어 다녔고, 학교가 끝나면 같이 학교 옆 쇼핑몰에 가서 초콜릿 바를 하나씩 입에 물고 서로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곤 했습니다. 그때 원이가 왜 저에게 먼저 다가왔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원이는 아버지하고만 같이 삽니다. 원이의 어머니께서는 원이가 7살 때 세상을 떠나셨는데, 원이에게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라는 유언을 남기셨다고 합니다. 원이는 그 희미한 기억 속 어머니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낙동강 오리알 같았던 저에게 다가온 것이었습니다. 저도 그때 원이 그리고 원이의 어머니와 함께 같은 약속을 했고, 지금까지 그 약속을 지키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원이와의 약속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언젠가 원이가 자신의 팔목을 보여준 적이 있습니다. 얇고 가냘픈 그 손목에 선명한 선이 그어져 있었습니다. 너무 놀라 아무 말도 못하다가 설마 하는 마음으로 무슨 상처인지 물어봤는데, 답변은 예상외로 간단해 더 놀랐습니다. 원이는 ‘그냥’이라며, 모두가 다 가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너무나도 큰 충격이었죠. 그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아냐며 처음으로 원이에게 화를 냈습니다. 그러나 그러한 행위가 당시 주변 또래 친구들 사이에서 그저 ‘놀이’로 규정되어 버린 탓에 원이는 심각성을 깨닫지 못했습니다. 저는 그런 원이가 답답하고 무서워 울어버렸습니다. 그리고 원이에게 말했습니다. 너를 아주 많이 좋아해서 잃고 싶지 않다고, 네가 그렇게 스스로를 해치는 게 싫다고 말입니다. 그러자 원이도 처음 보는 저의 모습에 놀랐는지 절대 그럴 일 없다며,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며 저를 달랬습니다. 저는 저의 소중한 친구 원이를 지켜주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원이에게 그 행동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그게 얼마나 나쁜 것인지를 원이가 이해할 때까지 설명했습니다. 나중에 들은 것이지만 원이는 외로웠다고 합니다. 텅 빈 집에서 혼자 할 게 없어 해본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그때 우리는 한 가지 약속을 새로 만들었습니다. ‘나를 사랑하는 네가 있다는 것을 잊지 말기.’ 우리는 그날 이후로 더 절실한 사이가 되었습니다. 또 원이는 그 행위의 위험성을 깨닫고, 제가 원이와 했던 것처럼 주변 친구들에게 다시는 그 행동을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아냈습니다. 저와 원이, 그리고 한 마디의 작은 약속으로 학교는 다시 안전해질 수 있었습니다.

비록 당시에는 마땅한 연락 수단이 없어 연락이 끊겼지만, 힘들 때 먼저 다가와 준 친구라 그런지 더 애틋하고 기억에 남습니다. 저와 제 친구가 서로를 통해 더 나은 사람이 되었듯이, 여러분도 서로에 대한 관심 즉, 약속을 통해 더 나은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 모두가 약속하고 기억하며, 성장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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